막힌 하수구 때문에 연락을 주시면 무엇보다 먼저 어떤 건물에 사시는지를 묻습니다. 보은은 읍내에 상가와 아파트·빌라가 모여 있고, 법주사 가는 길에는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늘어서 있으며, 그 밖의 면 지역은 마당이 딸린 농가와 단독주택이 대부분입니다. 같은 하수구막힘이라도 건물마다 물이 멈춰 서는 자리가 달라서, 어떤 곳에 사시는지만 알아도 어느 뚜껑부터 열어 볼지가 정해집니다. 아래에서는 건물의 종류와 막히는 자리를 나누어 말씀드립니다.
면 지역 농가는 마당 아래 긴 관부터 봅니다
마로면이나 탄부면, 수한면, 산외면처럼 마당이 넓은 집은 욕실과 부엌에서 나온 물이 한 줄로 모여 마당을 가로질러 빠져나갑니다. 관이 땅속으로 길게 지나가는 만큼 탈이 날 수 있는 자리도 여럿입니다. 세월이 흐르며 마당 흙이 조금씩 가라앉으면 관의 기울기가 틀어지고, 이음매 틈으로는 나무뿌리가 비집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마당을 일터로 쓰는 농가는 관 위로 무거운 짐이 오가는 일이 잦아, 그 무게에 눌려 관이 처진 경우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집 안 배수구가 전부 한꺼번에 굼떠졌다면 실내보다 마당 쪽 관을 먼저 의심하시는 편이 맞습니다.
농기구 씻은 물이 흘러드는 바깥 하수구
밭일을 마치고 장화나 농기구를 헹군 물에는 흙과 모래가 잔뜩 섞여 있습니다. 이 물이 마당 하수구로 내려가면 무거운 흙은 오수받이 바닥에 가라앉아 켜켜이 쌓입니다. 거둔 채소를 다듬고 씻은 물도 사정이 같습니다. 쌓인 흙은 물에 쉽게 풀리지 않아 어느 순간 칸 하나를 거의 메우고, 그때부터 그 위쪽 관 전체가 느려집니다. 흙이 쌓이는 빠르기는 씻는 물의 양에 따라 다르니, 농사철이 끝날 무렵 뚜껑을 한 번 열어 바닥을 들여다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런 막힘은 가운데만 뚫어 두면 머지않아 다시 차오르므로, 칸에 고인 물과 흙은 석션으로 빨아내고 관 속은 고압세척으로 밀어 줍니다.
읍내 상가 건물 뒤편 맨홀
읍내 상가는 가게들이 벽을 맞대고 이어져 있어 옆 건물과 하수관 한 줄을 나눠 쓰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건물은 우리 가게 배수구만 들여다봐서는 원인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건물 밖 맨홀 뚜껑을 열어 물이 어느 쪽에서 멈췄는지 봐야 막힌 곳이 가게 안쪽인지 함께 쓰는 관인지가 가려집니다. 맨홀 뚜껑 위에 화분이나 상자가 놓여 있다면 미리 치워 두시면 곧장 열어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쓰는 구간이라면 이웃 가게와 건물주께 먼저 알리고 손댈 범위를 정한 뒤 뚫습니다. 장사에 지장이 없도록 문을 열기 전이나 닫은 뒤로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집 안 배수구가 차례로 굼떠질 때
집 안에서는 욕실 바닥, 세면대, 부엌 개수대, 세탁기 배수가 결국 같은 하수구로 모입니다. 그중 한 곳만 느리면 그 배수구 바로 밑이 문제이고, 여러 곳이 같이 느리면 그 물줄기들이 합쳐지는 더 아래쪽이 좁아진 것입니다. 변기 물을 내릴 때 욕실 바닥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면 두 관이 만나는 자리 근처를 짚어 볼 수 있습니다. 세탁기를 돌릴 때만 욕실 바닥이 넘친다면 세탁기 물과 욕실 물이 합쳐지는 지점 아래가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어느 배수구가 먼저 이상해졌는지, 지금은 어디까지 물이 고이는지 말씀해 주시면 막힌 구간을 좁히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물이 멈춘 칸을 찾아가는 순서
현장에서는 가장 아래쪽 맨홀이나 오수받이부터 뚜껑을 열어 봅니다. 칸에 물이 가득하면 그보다 아래가, 바닥이 말라 있으면 그보다 위가 막힌 것이라 몇 칸만 열어 봐도 막힌 구간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막힌 위치부터 확인한 다음, 걸린 덩어리는 스프링으로 끌어내고 뿌리처럼 질긴 것은 플렉스샤프트로 끊어 냅니다. 같은 자리가 자꾸 막히거나 관이 주저앉은 것 같으면 내시경 카메라로 속을 비춰 화면을 함께 봅니다. 손대기 전에 금액을 먼저 말씀드리고, 일을 마친 뒤에도 그 금액 그대로 받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당을 파헤쳐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대부분은 맨홀과 오수받이 입구로 장비를 넣어 해결하므로 땅을 파지 않습니다. 내시경 화면에서 관이 깨졌거나 내려앉은 것이 보일 때에만 다른 방법을 의논하며, 그때도 화면을 직접 보시고 정하시면 됩니다.
밭일을 마치고 밤에야 막힌 걸 알았는데 지금 불러도 되나요?
지금 연락 주셔도 됩니다. 늦은 밤과 주말, 공휴일에도 출동하니 우선 집 안 물 쓰기를 멈추시고 마당 뚜껑 위치만 확인해 두신 뒤 전화 주십시오.
뚫는 약을 미리 부어 놓았는데 괜찮을까요?
어떤 약품을 넣으셨는지 알려 주시면 그것부터 확인한 다음 장비를 넣습니다. 관 속에 남은 약품이 튀거나 장비에 묻어 나올 수 있어서,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